100배 주식, 크리스토퍼 메이어
평소 ‘100배 주식’의 번역자이신 송선재(와이민)님의 블로그를 자주 찾아갑니다. 쉬운 표현으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간결하게 표현하시는 글 솜씨를 익히 봐왔던지라, ‘100배 주식’의 번역 작업을 하고 계신다 하였을 때 어떤 책일까 하는 기대가 컸습니다. 가투소 서평 이벤트를 통해 100배 주식이라는 좋은 책을 접하고 그에 대한 서평을 작성 할 수 있게 해주신 와이민님과 관계자들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최근 가치주냐 성장주냐의 논쟁이 꽤 뜨거운 것 같습니다. 미국 증시에서는 FAANG으로 대표되는 IT 성장주들의 주가가 미국 시장 전체를 이끌어 감에 따라 성장주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반면 전통적인 개념의 가치주는 조금 위축되고 있는 분위기 인 것 같습니다. 논쟁을 떠나 저 같은 한낮 개미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처럼, 두 가지 투자법 중 좋은 것만 받아 들여 계좌를 살찌울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100배 주식’이라는 책은 성장주 투자론에 조금 더 가까운 책입니다. 말 그대로 ‘100배’를 지향하는 투자방법이기 때문이지요. ‘100배 주식’을 읽다보면 필립피셔의 책(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들과 상당부분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와이민님께서 팟캐스트 ‘신과 함께’에 나오셔서 필립피셔의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는 책을 소개해주시기도 했었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책에서 이야기하는 100배주식의 핵심원리는 아래 3가지 정도로 요약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책에서 느끼고 받아들인 것으로, 읽으시는 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1.증가하는 이익 (이익의 성장)
2.(시장이 부여하는)높은 주가 배수(프리미엄)
3.인내심
세 가지 핵심원리 중 첫 번째와 두 번째는 기업과 시장에 관한 것이고, 세 번째는 투자자 개인의 심리에 관련된 것입니다.
책에서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증가하는 이익과 높은 주가 배수를 ‘100배 주식의 쌍둥이 엔진’이라 표현합니다. 그만큼 100배 주식의 기본이 되는 요소라는 것이지요. 기업이 성장하고 그 성장에 대한 시장이 부여하는 프리미엄이 높다면(쉽게 얘기하여 높은 PER를 받는다면) 주가는 100배가 증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대형주보다는 소형주가 100배 주식이 될 확률이 높으며, 매수 시점에서 주가배수(PER)는 낮은 것이 100배가 되기에 유리합니다. 이렇게 요약을 해놓고 보니 너무 상식적이고 뻔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느끼실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항상 원칙은 간단하고 쉬워야 한다는 명제를 떠올려 본다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에서는 더 구체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의 특징, 경제적 해자. 그리고 CEO에 관한 부분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각 특징에 맞는 개별 사례(미국 기업들이긴 합니다만)도 소개하며 주장을 뒷받침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 방법과 사례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더욱 깊이 있는 내용을 접하시기를 바랍니다)
100배 주식의 근간이 되는 기업의 성장과 함께, 100배 주식 투자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투자자 개인이 갖추어야 할 자질도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입니다.
바로 세 번째 요소인 ‘인내심’입니다. 주식격언 중 ‘돈은 머리가 아닌 엉덩이로 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내심은 중요한 요소입니다. 아무리 100배 주식이 될 기업을 찾고 그 기업에 투자했더라도 100배가 되기까지 보유하지 못한다면 100배 주식은 한낱 물거품에 불과합니다.
미국시장 기준으로 하나의 주식이 100배가 되기까지 걸린 시간의 평균은 26년입니다.(부록에 실린 한국시장의 100배 주식 도달기간은 평균 12.6년으로 나타납니다) 한국 시장기준으로 10년, 미국시장 기준으로는 2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하나의 주식을 보유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 기간 동안 주위에서는 온갖 소음들이 난무하기 때문입니다. 회사에 대한 좋지 않은 소식들(경쟁자의 진입, 실적 부진 등)부터 자국 내의 경제에 대한 비관론(디플레이션 우려, 잠재성장률 하락 등), 넓게는 세계 경제침체에 대한 메시지 등 우리 주위에는 (주식을 보유해야 할 이유보다) 주식을 보유하지 말아야 할 이유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넘쳐납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인내심을 지키기란 쉽지 않지요.
(아래 그림은 제가 좋아하는 그림 중 하나입니다. 계획은 순조로워 보여도 실상은 생각보다 훨씬 험난하죠)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저자는 ‘커피캔 포트폴리오’ 라는 부수적인 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합니다. 이 개념은 미 서부 개척시대에 당시 사람들이 소중한 물건을 커피 캔에 넣고 매트리스 밑에 보관했던 것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유래된 개념과 마찬가지로 가진 돈의 일부를 100배가 될 만한 종목에 투자한 후 매트리스 밑에 넣고 그것에 대해서는 잊어버리는 것입니다. 저자는 포트폴리오 중 몇 개의 주식은 사라져버릴 것이지만, 그 중에 큰 수익을 안겨주는 주식이 최소 1개는 있을 것이라며, ‘포도밭에서 열매가 무르익도록 내버려 두라. 열매를 너무 빨리 따지 말라’고 이야기 합니다.
실제 투자 여정에 있어 ‘100배 주식’을 찾기란 여간하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조금 더 작은(?)개념으로 피터린치의 10루타(10 Bagger)도 있지만, 개인투자자에게는 2배, 즉 2루타를 달성하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투자에서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있겠지만, 저자는 100배 주식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으며 그것을 끊임없이 찾으라 주장합니다.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성경에 나오는 구절 중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라는 구절이 떠오릅니다. 100배 주식, ‘구하라 그러면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니‘, 100배 주식을 위한 첫걸음은 두눈 부릅 뜨고 100배 주식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저자 역시 100배 주식을 위한 마법공식은 없다고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100배 주식을 골라낼 수 있는 핵심원리는 존재한다고 주장합니다. 아래는 저자가 마지막 부분에서 밝히고 있는 100배 주식의 핵심 원리 10가지입니다. 핵심원리를 정리하는 것으로 서평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모두들 100배 주식을 찾을 때까지 "구하라, 찾으라, 두드려라! 그러면 발견할 것이니,"
100배 주식을 위한 핵심원리
1.100배 주식을 찾으려 하라.
2.성장, 성장 더 성장하는 기업을 찾아라.
3.주가배수는 낮은 것이 좋다.
→ 2, 3의 통합 100배 주식의 쌍둥이 엔진을 찾아라.
4.경제적 해자는 꼭 필요하다.
5.소형주를 선호한다.
6.소유자가 직접 경영하는 회사를 찾아라.
7.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인내심) 보조수단으로 커피캔 포트폴리오 접근법을 이용하라.
8.정말 좋은 필터가 필요하다. 주위의 필요 없는 소음은 모두 걸러내라.
9.행운이 돕는다.
10.되도록 매도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올바르게 이루어졌다면 주식을 매도할 시기는 거의 없다' (by 필립 피셔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