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법정스님
인간의 일상 생활은 하나의 반복이다. 어제나 오늘이나 대개 비슷비슷한 일을 되풀이하면서 살고 있다. 여기에는 자기성찰같은 것은 거의 없고 다만 주어진 여건 속에 부침하면서 살아가는 범속한 일상인이 있을 뿐이다.
자신의 의지에서가 아니라 타성의 흐름에 내맡긴 채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그래서 자기가 지닌 생생한 빛깔은 점점 퇴색되게 마련이다.
생각하면 지겹고 답답해 숨막힐 일이지만 그래도 그렁저렁 헛눈을 팔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일상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람들은 때로는 나그네 길을 떠난다. 혹은 한강 인도교의 비어 꼭대기에 올라가 뉴스거리가 되어 보기도 한다.
일상이 지겨운 사람들은 때로는 종점에서 자신의 생을 조명해 보는 일도 필요하다. 그것은 오로지 반복이 깊어짐을 위해서.
- 무소유 중 '종점에서 조명을' -
스님이 제시하신 해결책이 꼭 나에게 들어맞는다고는 할수 없겠지만..일상성이라는 권태에 대해, 그리고 그것에 파묻혀 자기성찰도 없이 하루하루 빛을 잃어가는 상황에 대해 하신 말씀은 하나하나 마음에 들어와 박힌다.
자기 성찰이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며,,자신만의 빛깔을 잃어버리는 것.
내가 오늘도, 내일도 생각이 많아지는 것도 다 그 때문이다. 하루만큼의 시간을 보내고 생을 보내고 있지만 그 시간들이 온전히 내 것이 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괴로움. 삶을 살고 있어도 내 삶은 없는듯한 느낌.
바쁘게 지나가는 시간들 속에서..나는 어디에 위치해있는 것일까. 나는 무슨 생각들을 하며 그 많은 시간들은 지내는 것일까..
오늘도 여전히 똑같은 의문들에 답을 찾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