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한대 쳐 맞기 전까지는..
마이크 타이슨의 이 말이 와닿는 하루였습니다. 그럴듯한 계획이 있었고, 그것을 뒷받침 하는 완벽한 논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후장에서 한대 쳐 맞고 나서는 흔히 말하듯, 멘탈이 조금 나갈 뻔 했습니다.ㅋ
정말 그럴듯한 계획이 있었지요..한대 쳐 맞기 전까지는.
어제 밤 문득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제일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1600 중반대의 지수라면 추가로 하락할만한 여지도 클 것 같지 않고,(물론 아직 코로나는 전세계로 퍼저가고 있지만) 2000까지만 회복한다고 해도 현 시점 대비 20%의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위기가 지나가고 상승장이 되었을 때 개별 종목을 보유하여 상승장에서 소외되는 것보다는 시장 정도의 상승을 같이 따라가는 것도 좋겠다 싶었지요. 지수 ETF를 산다면 개별종목 리스크도 분산될테고,,하락장에서도 크게 동요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오전까지의 시장은 약보합으로 갔습니다. 조금씩 하락했을 떄마다 TIGER200을 매수했습니다. 오후가 되니 살짝 상승하더군요. 제 생각이 맞다는 편향적인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이렇게 가는게 마음이 편해..이게 맞는거 같아. 라고 생각했습니다.
마감을 한시간 앞둔 두시반.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1665에서 와리가리하던 지수는 점점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지요. 1650, 1640, 1630..설마 1600을 깨겠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1620, 1610.. 어,어.. 1600 깨지나..
장마감 동시호가 때에는 1601 까지 떨어지더군요. 설마 했습니다. 이대로 1600은 지키면서 오늘 장을 마감 할 것이라 생각했지요.
장이 마감 되고 나서 최종적으로 찍힌 지수는 1591.49. 생각하던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지는 상황을 망연자실 쳐다보았습니다. 그래..주식시장에 확실한 것은 없지..바닥을 내가 어찌 가늠할 수 있겠어..왜 1600을 그렇게 굳건한 벽이라 생각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코스피 ETF를 매수 할 때에는 조금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것도 생각 했습니다. 주가란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그것이 오늘 이렇게 바로 펼쳐질 줄은 몰랐죠.
그럴듯한 계획이 있었습니다. 한대 쳐맞기 전까지는..
그나마 다행인 것은 2월말부터 현금화를 꽤 진행 시켰고, 아직도 현금 비중이 꽤 있으니 추가로 하락시마다 매수를 할 여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아쉬운 점은 오늘 첫 매수에서 나름 꽤 큰 금액을 매수해버렸다는 점이죠.
여전히 힘든 장세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겠죠..요즘의 이런 힘든 장세가 투자 여정에 있어서 좋은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더 깊게 생각하고 더 많이 공부하며 경험을 쌓아가도록 해야겠습니다. (이런말 하는 것 자체가 아직 바닥을 경험하지 못한 초보자라서 할 수 있는 이야기 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