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특이해서 이전부터 관심이 가던 책이었으나 여태껏 선뜻 집어들지 못했다. 네루다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것이 심리적인 저항선으로 작용했었다.(이는 결국 그저 단순한 심리적인 벽에 불과했다)
책을 읽는 내내 장면장면들이 머리속에 그려졌다. 티비를 통해서(혹은 이전에 직접 보았던) 봄직한 바닷가의 풍경들, 열정적인 남미의 사람들. 이런 덕분에 일 포스티노 라는 영화로 만들어 지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시인 네루다가 있고, 그것을 이끌어가는 이야기의 전반에는 메타포(은유)가 둘러쳐져 있다. 소설의 전체에 흐르는 주제는 메타포이다. 일상을 표현하는 다양한 메타포를 통해 주변의 상황과 인물이 묘사된다. 특히 네루다가 우편배달부인 마리오를 만나는 장면, 마리오가 사랑에 빠지는 초반부의 밝고 활기한 장면들에는 톡톡 튀는 발랄한 메타포로 가득하다.
소설의 결말은 초반의 활기찬 분위기와는 꽤나 거리가 있지만, 오히려 그런 대비를 통해 마지막의 비극적인 분위기가 한껏 강조되는 게 아닐까 싶다.
얇고 짧은 이야기 책이었지만, 인상에 깊이 남을 소설 인 것 같다. 번역도 깔끔했고 충분히 소설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민음사의 번역본들은 너무 오래된 언어로 번역된 것들이 많아 읽기에 거부감이 있었는데 이 책은 예외인 것 같다)
P.S 칠레의 쿠테타를 보며 예전 우리나라의 모습과 많이 겹쳐보였다. 군사독재 정권의 모습은 세계 공통적으로 비슷한 모습을 지니게 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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