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건 정이었습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보내는 정 말입니다...자기 자신을 슬퍼할 줄 모르고 불쌍하게 생각는 마음이 없이 어찌 남을 위해 슬퍼하겠습니까. 아파본 사람만이 아픔을 알듯이 말입니다.
나는 누구든 사람을 보면....단박에 그 사람의 냄새를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의 정이 있느냐 없느냐...아무리 남에게 좋게 보여도 정이 없는 자는 거짓말쟁이입니다. 가증한 거짓말쟁입니다. 아무리 좋은 일을 해도 그건 거짓말쟁입니다. 자신을 슬프게 생각해본 일도, 불쌍하다 생각해본 일도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일수록 슬픈 것처럼, 불쌍한 것처럼 읊조리지요. 남에게는 대자대비한 것처럼 몸짓이 아주 큽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한테 하는 거짓말입이다.
사람의 탈을 쓰고 사람의 정이 없는 거짓말쟁이는 아무래도 탈바가지일 수밖에 없고 극악무도한 살인귀한테조차 느낄 수 있는 연민마저 느낄 수 없고, 나는 알고 있습니다.
- 토지 중, 길상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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