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 2000선이 붕괴되었다. 굳건한 바닥처럼 보였던 2000선이 한순간에 무너져버렸다.
처음 주식을 시작했을때가 17년 초,,2,3월 즈음이었고 이때 코스피가 2000을 넘어 상승장 초입으로 들어가던 시점이었다. 상승 기류를 잘 탄 덕분에 계좌는 분에 넘치는 수익률을 찍었고, 연말 우연찮게 셀트리온이라는 종목에 투자하게 되었고 연말 연초까지 셀트리온의 상승세로 인해 계좌는 더더욱 부풀어올랐다.
그렇게 17년을 보내고, 18년을 맞이하여 10개월즈음이 지난 시점, 코스피 지수는 되려 그때보다 더 떨어졌다. 올 중순부터 부각된 미중 무역과 미국 금리인상의 여파인지, 대세 상승장을 맞이하던 미국 시장의 조정에 따른 여파인지..(이유야 갖다 붙이기 마련이지만) 국내 증시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결과적으로 봤을때 내 계좌는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올 중순부터 셀트리온은 일부 수익 실현을 하기 시작했고 다른 소소한 종목들도 일부 현금화를 시켜놓았기 때문이다. 마이너스 통장을 통한 레버리지도 모두 청산했다. 특히 2주쯤 전에 셀트리온의 비중을 확 줄이고 수익 실현을 했었다. 그것이 우연찮게 맞아 떨어진 셈이 되었다. 지금은 셀트리온도 평가 손실이 나고 있는 마이너스 상태가 되었으니.

1년 반이 조금 넘는, 길지 않은 투자기간을 되돌아 보았을때 참 운이 좋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연찮게 상승장 초입에서 투자를 시작하게 되어 본격적으로 하락장이 시작되기 직전에 일부 수익을 실현했다.
간간히 나는 주식에 소질이 있는건가 하는 자만심이 스멀스멀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실력이 있어서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다.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다. 그 뿐이다. 행운에 속지말라는 나심탈렙의 충고를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자만심에 빠져 행운을 실력이라고 믿게 되는 순간 내 투자의 끝은 비극으로 끝날 수 밖에 없으리라.

앞으로 얼마나 더 하락장이 지속 될지 알 수 없다. 미국의 중간선거가 마무리되고, 미중 무역 갈등이 풀리는 시점 즈음 반등이 시작될 것이란 추측이 있지만 그것은 아무도 알 수가 없다. 투자여정에서 처음 맞이하는 하락장이다. 한번도 겪어본 적이 없어 어떤 상황이 다가올지 두려운 마음도 생긴다. 자그마한 조정으로 끝날지 긴 하락장의 시작일지..
이러한 상황이 평소에 책으로 읽었던 대가들의 조언을 다시 한번 깊에 새겨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책으로만 읽고 넘겼던 것들을 온몸으로 겪어내고 몸소 깨달아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

단순하게 생각하자. 앞으로도 돈 잘벌고 망할 걱정없는 회사는 이 차가운 하락장이 지나가고 나면 다시 우뚝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좋은 기업을 찾아내자. 그것을 찾아낼 수만 있다면 지금은 좋은 기업을 싸게 담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성급해하지 말자. 추세를 예측하려 하지 말자. 하락이 얼마동안 지속될지 알 수 없다. 차분히 때를 기다리면서 마음에 드는 기업은 분할 매수로 대응하자. 시간 간격을 넓게 펼쳐서 가격 변동성을 최대한 흡수하자.
겸손하자. 내가 고른 기업의 주가가 오른다고 해서 내가 잘난 것이 아니다.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다. 운이란 언제 사라져 버릴지 모른다. 내 실력이라 믿고 싶은 순간이 와도 내 실력이 아님을, 나는 아직 한참 모자라고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초보자일 뿐임을 항상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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